[알림]6월 25일 <이수포럼>에서 성현창 교수님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2020-06-30

‘동양철학과 기독교.’ 둘은 사뭇 거리가 멀어 보이거나 적대적일 것 같지만, 커다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참된 본성의 회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복의 과정으로서 둘은 모두 ‘사랑’을 강조한다는 특성을 공유합니다!

지난 6월 25일 기독인문학연구원에서는 ‘이수포럼’의 특별강연이 열렸습니다. <인간다움에 이르는 과정>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성현창 교수는 동양철학과 기독교 그리고 인문학의 공통 정신에 주목했습니다. 자아의 발견과 성숙을 추구하는 인문학의 정신은 타락하고 오염된 상태로부터의 회복을 주창하는 성리학과 기독교의 사상과 공명하는 것입니다.

인문학의 어원은 라틴어 ‘후마니타스(Humanitas)’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후마니타스의 연원은 그리스 철학의 ‘파이데이아(paideia)’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파이데이아’는 잘 알려진 플라톤의 동굴 비유에서 강조되는 개념입니다. 동굴에 갇혀, 그 속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살았던 죄수는 그림자를 진실로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마침내 동굴 밖으로 탈출해서야 죄수는 참된 진실, 이데아를 발견하게 되죠. 즉 파이데이아는 인간이 자신의 잠들어 있던 영혼을 일깨우고, 온전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한편 성리학은 인간이 본래의 선한 마음인 ‘천성(天性)’을 회복하여 성인(人)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성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천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본래의 깨끗했던 마음에 인간의 사사로움이 더해지면서 마음은 혼탁해 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독교 세계관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됐으나, 죄를 지어 타락한 후 본래의 참된 자아를 잃고 말았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은 죄악에 사로잡힌 인간이 다시 창조질서를 회복하여, 옛사람이 새사람으로 온전해지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성리학과 기독교의 핵심적 공통점은 ‘사랑’에 있습니다. 성리학에 따르면 본래의 천성을 회복하는 방법은 인(仁)의 마음을 확충해나가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바로 인(仁)이 발현된 상태이며, 그 마음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바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한편 기독교 세계관은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옛 자아를 버리고 새사람이 되는 과정인 것이죠.

오늘 강연의 연사로 나와주신 성현창 교수님은 와세다 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동양 철학자이자, 유학 과정 중에 하나님을 영접한 기독교 세계관 연구자이시기도 합니다. 동양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성경 또는 성경의 눈으로 바라본 동양철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강연이었죠.

또한 성 교수님은 강연 중 사르트르, 마르틴 부버, 마이클 샌델 등 다양한 학자를 언급하시며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인문정신과 깊은 지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성숙함과 교양을 추구하는 인문학, 그리고 철학은 시민의 덕성을 끌어올려, 사회의 공공성을 확장시킬 것이라는 것이 오늘 강의의 마지막 핵심이었습니다.

강연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성 교수님의 최신 저작인 『공공성 인문학』(평사리 출판)을 참고해주시면 좋겠네요.

‘이수포럼’은 원로 과학자와 신학자를 중심으로 모여 구성된 기독교 연구 공동체입니다. 모임의 대표자 최승언 교수님은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출신으로 최근 목사 안수를 받으셨습니다. 과학과 신학 그리고 기타 학문 간의 대화와 토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다음 번 ‘이수포럼’의 강의로는 김인철 교수님의 <창세기 1-3장 꼼꼼히 읽기>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 후로 강호숙 교수님의 <성경적 페미니즘> 등 다양한 강연이 준비돼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러면 다음 달 강연에서 뵙겠습니다!

6월 25일 강연은 아래 링크의 유튜브를 통해 시청가능합니다.
https://youtu.be/oEKZDBJbzCU

이미지: 사람 1명, 앉아 있는 중, 실내


링크 : 

https://www.facebook.com/Ioch2012/posts/267231026969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