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7월달 이수포럼이 김인철 목사님의 강의로 진행됐습니다.

2020-07-23

"창세기 1장 1절의 첫 단어, '태초에(베레쉬트)'의 의미를 깨닫는데 30년 가까이 걸렸다." 이번 7월 23일 방배동 기독인문학연구원에서 열린 이수포럼의 강연자이신 김인철 목사님의 말입니다. 지난해 <창세기 1·2·3장 꼼꼼히 읽기>를 출간하신 김인철 목사님은 창세기의 깊은 의미를 발견해오고 있으신 '창세기 전문가'이십니다.


 이번 강연에서 김인철 목사님께서는 창세기를 원어로 읽어보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의 성경 번역이 성경의 원의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불분명한 번역은 원의와 다른 뜻을 해석하고 적용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습니다.


 창세기 2장 18절이 오해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 2:18)에는 유명한 표현인 ‘돕는 배필’이 등장합니다. ‘돕는 배필’은 왠지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현모양처의 여인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돕는 배필은 히브리어로 ‘에제르 케네그도’로, 직역하면 ‘반대편에서 대등하게 돕는 자’입니다. 김인철 목사님은 “야당의 위치에서 배우자를 돕는 것”이라고 재밌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돕는 배필’을 근거로 자신의 원하는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류라는 걸 배우는 대목이었습니다.


 성경을 히브리어로 읽는 것의 다른 장점은, 고대 이스라엘 사람의 눈으로 성경을 깊고 새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벌거벗음’과 뱀의 ‘간교함’, 그리고 ‘지혜’는 히브리어로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합니다. ‘벌거벗음’과 ‘간교함’, ‘지혜’는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김인철 목사님은 “고대인들은 사람이 동물보다 지혜로운 것은 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창세기 2장 7절,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의 '생령'은 히브리어로는 '네페쉬 하야'로 '살아있는 목숨'이라는 뜻입니다. 더욱 쉽고 강하게 다가오는 표현 '살아있는 목숨'이 영혼을 강조하는 '생령'으로 번역된 건, 헬라 철학이 짙게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 강연은 김인철 목사님의 창세기 강의의 서두에 불과했습니다. 더 깊고 넓은 전문적인 이야기를 모두 다루기에는 강의시간이 너무 짧았네요. 더욱 흥미롭고 알찬 이야기들은 김인철 목사님의 책 <창세기 1·2·3장 꼼꼼히 읽기>을 참고해주세요. 


 다음 달 이수포럼은 강호숙 교수님을 모시고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또한 기독인문학연구원은 8월에도 다양한 강좌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오늘 창세기와 관련된 고대 이스라엘의 이야기에 관심을 느끼신 분들은 윤성덕 교수님의 <고대 서아시아의 종교> 강좌를 놓치지 말아주세요.


그럼 기독인문학연구원과 이수포럼은, 다음달 강호숙 교수님의 강연으로 다시 찾아뵐게요^_^ 장마철 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