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프로젝트: 기후위기 시대의 기독교 13] 다음세대를 위한 가장 시급한 일

조은하 교수

목원대학교 교수「지구정원사 가치 사전」 필자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컨택(contact)에서 언택(untact)으로의 변화는 온라인 예배와 강의, 공동체(community)에서 연결(connected)의  재발견, 혼밥과 혼집을 넘어 혼 예배, 혼강의 부각,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제기되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의 저자 김현수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다음세대에 대하여 아동들은 친구와 놀이를 박탈당하였고 사회적 관계와 지역사회의 경험을 박탈당하였으며 청년들은 더욱 깊은 불평등의 나락으로 내몰렸으며 가장 힘든 시작을 하는 세대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뉴노멀을 요구한다.       

 

뉴노멀(New normal) 이란 다각적인 시대의 변화가 올 때 그 시대에 맞게 달라지는  표준이다. 가파른 성장이 우리사회와 인류에게 가져온 것은 무엇인가? 바로 무제한적인 자연파괴였고 이에 따른 생태계의 훼손이다. 그 결과 코로나19의 발생이고 코로나 19는 우리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다.  

이것은 의학적이고 보건적인 측면에서 가장 빠르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그동안 추구해온 삶의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이제 생태를 중심으로 하는 가치관으로의 전환과 아울러 삶의 새로운 기준을 수립해야 하고 이에 따라서 새로운 기준으로 일상을 바꾸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힘들고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표현하는 ‘파국적 희망’ 즉, 파국적 상황에서 우울함을 긍정에너지로 활용하여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교회 공동체는 생태적 영성에 기반한 생태적 삶을 추구해야 한다.

 

 

생태영성을 지향하고 생태적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방법은 바로 생활방식의 전환이다. 이것은 모든 세대를 초월하여 실천해야 하는 생활방식이다. 철학자 이반 일리치는 지속가능한 선결 요건에 대하여 개발하지 않고 순수한 기본적인 욕구의 한도 내에서 간단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한다.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또한 월든 연못가 숲속에서 2년간의 생활경험을 통하여 생활 필수품만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고 그 방법을 통하여 간소한 삶에 대하여 역설한다. 간소한 삶이라는 개념은 궁핍이나 완전한 박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인식하며 우리 존재의 심연까지 사랑하며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을 닮은 존재라는 의식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간소함의 정신은 가능하면 재활용하고 적게 쓰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유형을 “생태적 합리주의”로 볼 수 있는데 생태적 합리주의란 인류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생태적 요인까지 고려한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태적 합리주의는 그동안 도외시했던 ‘없음, 비움, 느림, 자연’등의 가치를 중시하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그대로의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이다. 


찰스 커밍스는 기독교 영성의 전통 안에 ‘창조영성’과 ‘구원영성’의 큰 두 개의 기둥이 있으며 생태영성은 이 둘을 통합하는 영성이라고 이야기한다. 구원영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신 사건이다. 그리하여 인간이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대속에 참여할 것을 강조하며 원죄와 회개를 중요시한다. 구원중심의 영성은 인간을 나머지 피조물들과 별개의 존재로 인식시키는 이중적인 사고, 주체-객체적 사고지향을 드러낸다. 치유와 화해도 주로 인간사이의  차원에 대해서만 고려하도록 인식하고 있고 반면 상처입은 우주질서에 대한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의 결과는 경시되고 있다. 그러나 생태학적 회심을 통하여 창조와 구원의 경험을 신앙고백과 삶속에서 균형있게 실천해야 한다.

 

인간은 창조와 함께, 창조 가운데에 있도록 창조되었다. 창조신학은 구원 신학의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도와준다. 구원은 하나의 드라마를 전제로 한다. 창조의 쇠퇴, 인간소멸의 균열, 즉 모든 인간과 우주의 균열가운데 인간은 구원을 경험하는 것이다. 교회공동체는 인간 공동체의 일부이고 인간공동체는 우주 공동체의 일부임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생태감수성을 고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생태감수성은 가치와 태도 지식의 기초가 되는 것이며 생태문제 및 자연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말한다. 더 나아가 각각의 삶과 자연의 관계를 인식하고 느끼며 다양한 생명을 존중하는 삶의 감각을 의미하는 것이며 자연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민감한 반응을 가지고 자연 생태계에 공감하고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생태감수성을 증진하는 교육의 지향점은 생태학적 상상력, 생명존중, 자연과의 공감, 심미적 감수성 증진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생태학적 상상력은 생물과 무생물이 어우러진 생명 공동체 속에서 자연과의 조화와 평등의 관계를 지향하도록 하는 것이며, 생명존중은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자연과의 공감은 인간의 도덕적 책임감과 의미를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자연이 현재 처한 생태학적 위기를 공감적으로 의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심미적 감수성은 인간 이외의 모든 자연적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보전하고자 하는 심성을 말한다. 이러한 생태감수성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독교교육과의 차원에서도 창조신앙, 창조영성과 연결되는 것이며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지향점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예배와 교육, 봉사와 선교, 그리고 기도와 예전의 모든 영역에서 생태영성이 구현될 수 있도록 목회와 사역의 전 영역을 생태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다음세대를 위하여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고백하는 교회는 신앙의 고백이 그들의 삶속에서 실천 될 수 있도록 생태영성, 생태감수성, 생태적 합리주의를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교육하며 새로운 시간을 열어가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 ; 생태신학 녹색교회 생명목회를 위하여 - 

- 공동주최: 기독인문학연구원-이음사회문화연구원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에이치투그룹 주식회사

- 후원 및 연대기관: 주)천일식품 ·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출처: http://www.gdknews.kr/news/view.php?no=1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