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범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일상화된 이상기후 현상
오늘날 지구는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 상황이 지구생태계 붕괴의 서막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어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만 간단히 보면, “지난 7월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서유럽 국가들은 이틀 동안 100년 만의 최대치 폭우가 쏟아졌다. 평균 한 달치에 해당하는 강우량인 100㎜ 이상의 비가 만 하루만에 퍼부은 것이다. 이로 인해 200명이 넘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과 캐나다는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캐나다에서는 700명이 넘은 사람이 숨졌다. 지난 10월 24일에도 미국 캘리포니아는 하늘이 뚫린듯한 폭풍우가 쏟아졌다. 이날 강수량도 100mm를 훌쩍 넘겼고, 새크라멘토 서쪽지역에선 150mm 이상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산타로사, 소노마 등의 거리와 주택도 물에 잠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일부 지역에선 최대 시속 112km의 강풍이 불었다.” 이러한 가뭄, 홍수,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은 최근 50년 사이 5배나 늘었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생존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로 기후붕괴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생태적 회심
지난 8월 6일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는 제6차 보고서에서 “대기와 해양, 육지 온난화가 인간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하였다.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온난화 때문이고, 지구온난화는 바로 인간 때문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자각하는 것이고, 동시에 기후위기를 초래한 우리들의 잘못된 사고와 삶의 방식을 고치는 일, 즉 생태적인 회심을 하는 일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구를 잘 돌보는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내면에서의 관점의 변화, 가치의 전환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일컬어 생태적 회심이라 할 수 있다. 마가렛 불릿-조나스에 따르면 생태학적 회심에는 세 단계가 있다. 그녀는 이 세 단계를 창조, 십자가, 부활로 표현하는데 첫 단계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드는 단계, 즉 놀라움, 감사, 경이, 경외감을 느끼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창조세계를 거룩한 것으로 경험하게 되는 위대한 발견의 단계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의 주교들은 “눈 앞에 펼쳐진 장관에서부터 가장 미소한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끊임없는 경탄과 경외를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다. 자연 역시 끊임없이 (그분의) 신성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하였고, 일본의 주교들 역시 “각각의 창조물은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들의 현존이 바로 노랫말이다. 우리가 그것을 감지한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사랑과 희망 속에서 기쁘게 산다는 것이다.”라고 고백하였다. 또한 정교회 신학자 필립 셰라드는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감추어진 존재의 현현이다.”라고 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창조세계가 드러내는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온전히 경험하면 할수록, 자연세계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깔금하게 베어져나가는 숲, 멸종하는 생물들, 사라지는 흙, 바다의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역, 점점 없어지는 습지, 산성비, 더워지고 불안정해지는 기후)을 보고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우리는 마침내 고통을 느끼고 우리가 잃은 것들과 우리의 자녀들이 결코 보지 못할 것들에 대해 애도할 용기를 갖게 되고, 저항과 비통을 느끼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십자가 아래 우리는 슬픔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죄를 고백하기도 하고, 우리가 지구를 파괴함으로써 누렸던 것들을 고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교회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Bartholomew) 1세는 “자연세계를 향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죄입니다. 인간이 다른 종들을 멸종에 이르게 하는 것,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것, 인간이 자연이 만들어낸 삼림을 모조리 벗겨내고 습지를 파괴함으로써 기후 변화를 야기해 지구의 보전을 해치는 것, 인간이 질병으로 다른 인간을 해치는 것, 인간이 독성 물질로 지구의 물, 땅, 공기, 생명을 더럽히는 것...이 모든 것이 죄”라고 고백한다.
그런데 생태적 회심이란 단순히 생태적인 죄를 고백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고백이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으로까지 이어질 때 그 고백이 진정한 의미의 생태적 회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참된 생태적 회심을 하고자 하는 우리는 기후위기, 생태위기를 초래한 잘못된 사고와 행동을 찾아내서 그것들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사고와 행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특징으로 함으로써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을 재생에너지 기반의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시켜야 하고, 2) 인간을 자연 위의 정점에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자연을 인간의 지배대상, 이용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인간중심주의를 자연과 인간이 공동운명체임을 인식하는 생태중심주의로 전환시켜야 한다. 또한 3) 실재를 자연과 인간, 육체와 영혼, 여자와 남자 등으로 나눈 후 양자의 관계를 우열의 관계로 생각하여 열등한 전자에 대한 우월한 후자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원론적 지배의식을 전체론적 평등의식으로 전환시켜야 하고, 4) 지구를 기계와 같은 물질로 보는 기계론적 세계관을 지구는 살아있는 거대한 유기체라고 보는 유기체적 세계관으로 전환시켜야 하며, 5) 과도한 소비주의적 삶을 지속가능한 생태적인 삶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부활의 단계로 “우리가 부활로 인도될 때 우리는 세상으로 나가 창조세계를 위한 돌봄의 과업에 참여하게 된다.” 마가렛 불릿-조나스는 “이 단계에 들어서는 확실한 표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우리가 정의를 추구하는 자들이 되고 치유의 행위자들이 될 때 나타난다. 지구를 돌보기 위한 헌신은 우리가 무엇을 사고 또 사지 말아야 할지, 우리가 차를 타고 갈지 말아야 할지, 가정에서 난방을 얼마나 할지, 얼마나 재생하고 재활용할지, 소형 형광등으로 바꾸는 것 같이 사소한 것들을 기꺼이 할지, 투표를 할지, 한다면 누구를 뽑을지, 그리고 나아가 대중적인 시위와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생태학자들은 오늘날의 기후위기는 단순한 기후변화나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재앙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고도 말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지구와 인류의 공멸을 막고 지구생명공동체를 살려내기 위해서 새로운 인간관,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자연관,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고 생태정의, 기후정의가 강물같이 흘러가는 새로운 생태문명을 만들어내는 일에 온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다.
-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 ; 생태신학 녹색교회 생명목회를 위하여 -
- 공동주최: 기독인문학연구원-이음사회문화연구원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에이치투그룹 주식회사
- 후원 및 연대기관: 주)천일식품 ·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출처: http://www.gdknews.kr/news/view.php?no=12131
정원범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일상화된 이상기후 현상
오늘날 지구는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 상황이 지구생태계 붕괴의 서막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어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만 간단히 보면, “지난 7월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서유럽 국가들은 이틀 동안 100년 만의 최대치 폭우가 쏟아졌다. 평균 한 달치에 해당하는 강우량인 100㎜ 이상의 비가 만 하루만에 퍼부은 것이다. 이로 인해 200명이 넘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과 캐나다는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캐나다에서는 700명이 넘은 사람이 숨졌다. 지난 10월 24일에도 미국 캘리포니아는 하늘이 뚫린듯한 폭풍우가 쏟아졌다. 이날 강수량도 100mm를 훌쩍 넘겼고, 새크라멘토 서쪽지역에선 150mm 이상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산타로사, 소노마 등의 거리와 주택도 물에 잠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일부 지역에선 최대 시속 112km의 강풍이 불었다.” 이러한 가뭄, 홍수,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은 최근 50년 사이 5배나 늘었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생존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로 기후붕괴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생태적 회심
지난 8월 6일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는 제6차 보고서에서 “대기와 해양, 육지 온난화가 인간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하였다.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온난화 때문이고, 지구온난화는 바로 인간 때문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자각하는 것이고, 동시에 기후위기를 초래한 우리들의 잘못된 사고와 삶의 방식을 고치는 일, 즉 생태적인 회심을 하는 일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구를 잘 돌보는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내면에서의 관점의 변화, 가치의 전환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일컬어 생태적 회심이라 할 수 있다. 마가렛 불릿-조나스에 따르면 생태학적 회심에는 세 단계가 있다. 그녀는 이 세 단계를 창조, 십자가, 부활로 표현하는데 첫 단계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드는 단계, 즉 놀라움, 감사, 경이, 경외감을 느끼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창조세계를 거룩한 것으로 경험하게 되는 위대한 발견의 단계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의 주교들은 “눈 앞에 펼쳐진 장관에서부터 가장 미소한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끊임없는 경탄과 경외를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다. 자연 역시 끊임없이 (그분의) 신성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하였고, 일본의 주교들 역시 “각각의 창조물은 언제나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들의 현존이 바로 노랫말이다. 우리가 그것을 감지한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사랑과 희망 속에서 기쁘게 산다는 것이다.”라고 고백하였다. 또한 정교회 신학자 필립 셰라드는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감추어진 존재의 현현이다.”라고 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창조세계가 드러내는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온전히 경험하면 할수록, 자연세계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깔금하게 베어져나가는 숲, 멸종하는 생물들, 사라지는 흙, 바다의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역, 점점 없어지는 습지, 산성비, 더워지고 불안정해지는 기후)을 보고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우리는 마침내 고통을 느끼고 우리가 잃은 것들과 우리의 자녀들이 결코 보지 못할 것들에 대해 애도할 용기를 갖게 되고, 저항과 비통을 느끼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십자가 아래 우리는 슬픔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죄를 고백하기도 하고, 우리가 지구를 파괴함으로써 누렸던 것들을 고백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교회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Bartholomew) 1세는 “자연세계를 향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죄입니다. 인간이 다른 종들을 멸종에 이르게 하는 것,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것, 인간이 자연이 만들어낸 삼림을 모조리 벗겨내고 습지를 파괴함으로써 기후 변화를 야기해 지구의 보전을 해치는 것, 인간이 질병으로 다른 인간을 해치는 것, 인간이 독성 물질로 지구의 물, 땅, 공기, 생명을 더럽히는 것...이 모든 것이 죄”라고 고백한다.
그런데 생태적 회심이란 단순히 생태적인 죄를 고백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고백이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으로까지 이어질 때 그 고백이 진정한 의미의 생태적 회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참된 생태적 회심을 하고자 하는 우리는 기후위기, 생태위기를 초래한 잘못된 사고와 행동을 찾아내서 그것들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사고와 행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특징으로 함으로써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을 재생에너지 기반의 생태적 문명으로 전환시켜야 하고, 2) 인간을 자연 위의 정점에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자연을 인간의 지배대상, 이용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인간중심주의를 자연과 인간이 공동운명체임을 인식하는 생태중심주의로 전환시켜야 한다. 또한 3) 실재를 자연과 인간, 육체와 영혼, 여자와 남자 등으로 나눈 후 양자의 관계를 우열의 관계로 생각하여 열등한 전자에 대한 우월한 후자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원론적 지배의식을 전체론적 평등의식으로 전환시켜야 하고, 4) 지구를 기계와 같은 물질로 보는 기계론적 세계관을 지구는 살아있는 거대한 유기체라고 보는 유기체적 세계관으로 전환시켜야 하며, 5) 과도한 소비주의적 삶을 지속가능한 생태적인 삶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부활의 단계로 “우리가 부활로 인도될 때 우리는 세상으로 나가 창조세계를 위한 돌봄의 과업에 참여하게 된다.” 마가렛 불릿-조나스는 “이 단계에 들어서는 확실한 표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우리가 정의를 추구하는 자들이 되고 치유의 행위자들이 될 때 나타난다. 지구를 돌보기 위한 헌신은 우리가 무엇을 사고 또 사지 말아야 할지, 우리가 차를 타고 갈지 말아야 할지, 가정에서 난방을 얼마나 할지, 얼마나 재생하고 재활용할지, 소형 형광등으로 바꾸는 것 같이 사소한 것들을 기꺼이 할지, 투표를 할지, 한다면 누구를 뽑을지, 그리고 나아가 대중적인 시위와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생태학자들은 오늘날의 기후위기는 단순한 기후변화나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재앙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고도 말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지구와 인류의 공멸을 막고 지구생명공동체를 살려내기 위해서 새로운 인간관,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자연관,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고 생태정의, 기후정의가 강물같이 흘러가는 새로운 생태문명을 만들어내는 일에 온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다.
-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 ; 생태신학 녹색교회 생명목회를 위하여 -
- 공동주최: 기독인문학연구원-이음사회문화연구원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에이치투그룹 주식회사
- 후원 및 연대기관: 주)천일식품 ·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출처: http://www.gdknews.kr/news/view.php?no=1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