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나수진/"보수 교단 두 여성 신학자가 후배 여성들에게 권하는 편지"/뉴스앤조이


강호숙·박유미 <너는 주의 완전한 딸이라>(홍성사)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보수 교단의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에 맞서 온 두 여성 신학자가, 불모지에서 살아가고 있을 후배 여성들에게 전하는 위로 같은 책.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오정호 총회장)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목소리 내 온 강호숙·박유미 교수가 여성다움, 성, 비혼, 비출산, 엄마 됨, 페미니즘, 성 인지 감수성 등 13가지 주제에 대해 주고받은 편지를 엮었다.

강호숙 교수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총신대에서 '현대사회와 여성' 등을 강의하고 여성 안수, 여성 리더십을 주장하다가 2016년 부당 해고를 당했다. 박유미 교수도 총신여동문회 모임에서 여성 안수를 요구하는 기도를 했다가 총신대 강의에서 배제됐다. "교회는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곳이 돼 버린" 지금, 성서에 기반한 관점을 놓지 않으면서도 교회 여성들이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신앙생활 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는 '성경적'이라는 말에 '여성상'이나 '여성관'을 붙이는 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교인들은 '성경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리'라고 인식하곤 하는데 하나님이 각자 독특하게 지으신 여성을 설교자가 집단화하여 획일적으로 규정해 버리는 순간, 교회 여성들의 신앙적 자유와 삶을 옥죄며 정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다움에 관하여', 38쪽)

"교회에서 언제나 거부되어야 하는 건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성 역할 규정이라고 생각해요. 두 딸을 낳은 저도 딸들이 각자 개성에 따라 자유롭고 멋지게 살아가길 바라는데, 하물며 여성 각자를 독특하고 존귀하게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남성이 규정하는 획일적인 여성상에 끌려다니길 원치 않으실 겁니다. 한국 교회도 가부장적 가족 이데올로기나 모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오늘날 출산 또는 비출산을 선택하는 기독 여성들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하면서 하나님의 풍성한 위로와 희망을 전해 주면 좋겠어요." ('비출산에 대하여', 160쪽)

"여성을 차별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발언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뒤에 일어날 일은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 필요해요. 베스 앨리슨 바나 저의 경우 친밀한 공동체와 결별했지만 결국 새로운 사람들과 공동체를 만나서 자유롭게 잘 지내고 있으니 결별을 너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전한 친밀감과 친밀감을 무기로 내 입을 막으려는 그루밍을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하여', 260쪽)

2024. 07. 17.


출처: 뉴스앤조이 (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6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