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가 없는 나라를 꿈꾸며
김신영 (기독교환경교육센터 부소장)
*본 글은 '필자와 <주간기독교>의 허락을 받아 공유함을 알려드립니다.'
*출처 : 주간기독교 (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41)
독일이 자국에 있는 모든 핵발전소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탈원전 시대를 열었다. 독일 정부는 1970년대 석유파동과 1980년대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폐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유지 및 확대되어 오는 한편, 원자력의 폐지 시점에 대해서는 정책적 변화가 있었다. 독일의 시민사회에는 1986년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반핵 정서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공감대와 참여가 매우 높았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2000년 슈뢰더 총리 시기에는 신규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며,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메르켈 정부는 기존의 원전 수명 연장 결정을 철회하고 2022년까지 총 17기 원자로의 단계적 폐쇄를 발표하였으며,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독일의 탈핵 시기에 대한 다른 입장들이 있었다. 보수파 기민당과 연정의 일부인 자유당의 정치인들은 핵발전소 가동을 더 연장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예정대로 4월 15일 모든 핵발전소를 최종적으로 가동 중단하였다. 에너지 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탈핵 일정을 거의 정확하게 지켰는데 이는 독일 정부의 탈핵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의 핵에너지 정책은 프랑스를 필두로 하는 친원전 국가와 독일로 대표되는 탈원전 국가로 양분되어 있다. 독일은 천연가스의 사용량의 55%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고, 2022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과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독일 정부의 이번 탈핵 결정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눈앞에 있는 경제성이나 편리함보다 안전을 생각하고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가치관이 더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원전을 폐쇄하게 되면, 파국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좀 더 많이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언젠가는 처리해야 할 원전의 폐로, 방사성폐기물처분에 대한 국가적인 노력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발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해야 할 것은 바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리 방안이다. 탈핵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핵에너지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원을 확대하는 것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이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현재 핵폐기물 최종처분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독일의 모든 핵폐기물은 원전 인근에 있는 임시저장시설들에 보관 중이다. 그래서 독일은 2046년까지 핵폐기물 최종처리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부지선정, 부지조사, 주민 동의 등 건설 이전에도 복잡한 과정들이 남아 있다.
가동을 중단한 핵발전소의 폐로에 소요되는 예산과 시간도 적지 않다. 핵발전소는 해체하는 데 10~15년 정도가 걸리며 해체 과정에서도 고준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그리고 핵발전소로 사용되었던 부지는 폐로 이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 독일정부는 2031년까지 부지 선정을 마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계획이고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렇게 볼 때, 독일이 탈핵을 빠르게 추진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핵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만들어 놓은 폐기물 처리에 좀 더 집중하고, 대신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탈핵에 대한 독일 정부의 가치관이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와는 달리 일부 찬핵 진영에서는 핵발전소의 사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핵에너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낮은 확률의 사고라 하더라도 그 피해의 규모와 파급력 및 위험성이 인간의 기술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임을 감안하여 독일은 안전과 미래 세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독일 외교부의 국제기후행동 모건 특사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 배출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 문제만 봐도 핵발전이 왜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수 없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핵발전소 사고는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그리고 한 나라뿐 아니라 주변국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오락가락하는 핵에너지 정책을 보면서 어떤 이들은 독일의 탈핵 정책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독일이 탈핵을 추진해 온 발자취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까지 탈핵을 향해 걸어온 독일의 발자취를 볼 때,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도 독일 정부는 핵에너지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그 노력으로 오히려 재생가능에너지 확충에 집중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왜냐하면 독일은 지난 20년간 에너지 비율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을 22%에서 5%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에너지전환, 에너지효율 이러한 부분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으므로 아마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탈핵에 대한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도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짚어두어야 하겠다.
독일과 같이 탈핵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사례도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핵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2023년 4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41개국에서 원자로 총 412기가 가동 중에 있고, 이들 원자로의 평균 수명은 31년이다. 노후 핵발전소가 꽤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 세계 전력의 9.8%가량을 지금도 핵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독일에 앞서 이탈리아가 탈원전을 했지만, 영국·프랑스·폴란드·핀란드 같은 나라들은 원전을 유지하거나 새 원전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은 탈핵을 했는데, 바로 옆에 있는 프랑스는 520억유로를 들여 차세대 원자로 6기를 새로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독일의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현 정부는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해결책인 것처럼 말한다. 현 정부는 사고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핵산업의 증진을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은 대부분 포화 수준에 도달했다. 그래서 조밀저장을 하고 임시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포화 시점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게 해도 지금 남은 저장 용량이 크지 않은 상태이다.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종처분시설 준비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는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최종처분시설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논의는 별로 없고, 원전 확대에 대한 정부의 입장만 강조되고 있다.
기독교 신앙의 관점으로 볼 때 이웃과 다른 피조물들의 생명과 복지를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교회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하나님이 날마다 공급하는 자원으로 생산된다. 그래서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 경험하는 자원의 저주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 햇볕이나 바람은 우리가 채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땅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일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예배가 지구와 모든 피조물 이웃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 우리의 예배에서 소비되는 전기부터 윤리적이고 정의롭게 생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면, 윤리적으로 정의롭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향해 우리의 정치적 권리를 행사해보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하자.
2023. 05. 04
*기독인문학연구원: (www.io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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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가 없는 나라를 꿈꾸며
김신영 (기독교환경교육센터 부소장)
*본 글은 '필자와 <주간기독교>의 허락을 받아 공유함을 알려드립니다.'
*출처 : 주간기독교 (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41)
독일이 자국에 있는 모든 핵발전소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탈원전 시대를 열었다. 독일 정부는 1970년대 석유파동과 1980년대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폐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유지 및 확대되어 오는 한편, 원자력의 폐지 시점에 대해서는 정책적 변화가 있었다. 독일의 시민사회에는 1986년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반핵 정서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공감대와 참여가 매우 높았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2000년 슈뢰더 총리 시기에는 신규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며,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메르켈 정부는 기존의 원전 수명 연장 결정을 철회하고 2022년까지 총 17기 원자로의 단계적 폐쇄를 발표하였으며,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독일의 탈핵 시기에 대한 다른 입장들이 있었다. 보수파 기민당과 연정의 일부인 자유당의 정치인들은 핵발전소 가동을 더 연장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예정대로 4월 15일 모든 핵발전소를 최종적으로 가동 중단하였다. 에너지 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탈핵 일정을 거의 정확하게 지켰는데 이는 독일 정부의 탈핵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의 핵에너지 정책은 프랑스를 필두로 하는 친원전 국가와 독일로 대표되는 탈원전 국가로 양분되어 있다. 독일은 천연가스의 사용량의 55%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고, 2022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과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독일 정부의 이번 탈핵 결정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눈앞에 있는 경제성이나 편리함보다 안전을 생각하고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가치관이 더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원전을 폐쇄하게 되면, 파국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좀 더 많이 집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언젠가는 처리해야 할 원전의 폐로, 방사성폐기물처분에 대한 국가적인 노력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발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해야 할 것은 바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리 방안이다. 탈핵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핵에너지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원을 확대하는 것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이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현재 핵폐기물 최종처분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독일의 모든 핵폐기물은 원전 인근에 있는 임시저장시설들에 보관 중이다. 그래서 독일은 2046년까지 핵폐기물 최종처리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부지선정, 부지조사, 주민 동의 등 건설 이전에도 복잡한 과정들이 남아 있다.
가동을 중단한 핵발전소의 폐로에 소요되는 예산과 시간도 적지 않다. 핵발전소는 해체하는 데 10~15년 정도가 걸리며 해체 과정에서도 고준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그리고 핵발전소로 사용되었던 부지는 폐로 이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 독일정부는 2031년까지 부지 선정을 마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계획이고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렇게 볼 때, 독일이 탈핵을 빠르게 추진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핵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만들어 놓은 폐기물 처리에 좀 더 집중하고, 대신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탈핵에 대한 독일 정부의 가치관이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와는 달리 일부 찬핵 진영에서는 핵발전소의 사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핵에너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낮은 확률의 사고라 하더라도 그 피해의 규모와 파급력 및 위험성이 인간의 기술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임을 감안하여 독일은 안전과 미래 세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독일 외교부의 국제기후행동 모건 특사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 배출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 문제만 봐도 핵발전이 왜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수 없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핵발전소 사고는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그리고 한 나라뿐 아니라 주변국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오락가락하는 핵에너지 정책을 보면서 어떤 이들은 독일의 탈핵 정책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독일이 탈핵을 추진해 온 발자취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까지 탈핵을 향해 걸어온 독일의 발자취를 볼 때,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도 독일 정부는 핵에너지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그 노력으로 오히려 재생가능에너지 확충에 집중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왜냐하면 독일은 지난 20년간 에너지 비율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을 22%에서 5%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에너지전환, 에너지효율 이러한 부분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으므로 아마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탈핵에 대한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도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짚어두어야 하겠다.
독일과 같이 탈핵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사례도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핵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2023년 4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41개국에서 원자로 총 412기가 가동 중에 있고, 이들 원자로의 평균 수명은 31년이다. 노후 핵발전소가 꽤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 세계 전력의 9.8%가량을 지금도 핵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독일에 앞서 이탈리아가 탈원전을 했지만, 영국·프랑스·폴란드·핀란드 같은 나라들은 원전을 유지하거나 새 원전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은 탈핵을 했는데, 바로 옆에 있는 프랑스는 520억유로를 들여 차세대 원자로 6기를 새로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독일의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현 정부는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해결책인 것처럼 말한다. 현 정부는 사고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핵산업의 증진을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은 대부분 포화 수준에 도달했다. 그래서 조밀저장을 하고 임시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포화 시점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게 해도 지금 남은 저장 용량이 크지 않은 상태이다.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종처분시설 준비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는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최종처분시설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논의는 별로 없고, 원전 확대에 대한 정부의 입장만 강조되고 있다.
기독교 신앙의 관점으로 볼 때 이웃과 다른 피조물들의 생명과 복지를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교회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하나님이 날마다 공급하는 자원으로 생산된다. 그래서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 경험하는 자원의 저주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 햇볕이나 바람은 우리가 채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땅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일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예배가 지구와 모든 피조물 이웃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 우리의 예배에서 소비되는 전기부터 윤리적이고 정의롭게 생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면, 윤리적으로 정의롭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향해 우리의 정치적 권리를 행사해보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하자.
2023. 05.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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