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랑하는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A Father's heart for lovely children)/이충환

사랑하는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

 이충환 

데인 오틀런드의 『온유하고 겸손하니』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주제로 우리를 인도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은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에게도 본 책은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한 그리스도의 새로운 단면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마음에 대해 우리가 아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많은 각도와 묘사를 해준다. ‘사랑의 하나님’ ‘선하신 하나님’ 또는 ‘존귀하신 하나님’ 등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바로 ‘긍휼’이다. 하나님의 긍휼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필자는 본 책의 2장 “행동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마음” 부분을 읽으면서 지난 학기 김추성 교수님께 사복음서에서 배운 것이 떠올랐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하나님의 긍휼’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셨는데 하나님의 긍휼 부분을 설명하시면서 헬라어 원어(스플랑크니조마이)로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의미한다고 하셨다. 그 이전까지는 긍휼이라는 단어를 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면 그 수업을 통해서 필자는 하나님의 긍휼을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까지 감내한 사랑’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경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마음, 즉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에 비유할 정도라면 그 누가 그 분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저 자격없는 우리를 자녀삼아 주신 그 사랑만해도 마땅히 꿇어앉아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두 번째로 은혜받은 부분은 제7장 “우리의 죄는 무엇을 촉발하는가”이다. 해당 장을 읽으면서 필자는 하나님께 나아오지 않은 사람과 하나님께 나아온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들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전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진노는 불가피한 것이고 저자의 말대로 이 세상의 풀무를 다 합쳐도 그 분의 진노의 뜨거움에 감히 미치지 못할 것이다. 창19:24은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는 장면을 보여준다. 롯과 그의 가족 일부를 제외하고 소돔과 고모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이 내리시는 유황과 불에 타 죽고 말았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 후일 당할 심판은 이보다 더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후자에 속한 사람들,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아는 자들은 다르다.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자녀들에게 벌을 내리시거나 심판대에 세우는 분이 아니시다. 그 분은 ‘자녀들의 죄’에 대해서만 분노하신다. 마치 아버지가 사랑하는 아들의 잘못을 훈계하며 종아리를 때리는 것과 같이 그 분은 사랑하는 자녀들의 죄에 대해서 진심으로 안타까워하신다.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 그리고 낙심할 때 그리스도는 그것을 단지 물끄러미 바라만 보시지 않는다.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그 분은 우리의 고통에 ‘함께’ 하신다.


왜냐하면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그 분도 참 인간이셨고 우리와 같이 유혹을 겪으셨으며, 때로는 배고파하셨고 아버지께 눈물로 기도하셨기 때문이다. 그 분은 참 신이시지만 참 인간이셨다. 필자에게 이 사실은 오늘날 고된 삶과 일상 가운데 있는 성도에게 매일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위로와 평안을 준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했다. 따라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인생의 수많은 낙심과 고난 가운데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오늘날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이 말은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과거 믿음의 선진들처럼 우리에게도 역사하신다 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일을 만나든지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일상 가운데 갑자기 찾아온 고난이 우리를 억누를 때, 그 분은 우리의 고난을 함께 진심으로 아파하시며, 우리가 낙심할 때 우리와 함께 그 아픔에 동참하신다. 무엇보다 그 분은 사랑하는 자녀들의 죄에 대해 가장 슬퍼하신다. 따라서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은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고백하고 회개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먼저 나아오는 것을 언제나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그리스도께 고백하면 그 분은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던 아버지처럼 친히 우리를 품에 안아주실 것이다.(눅15:20) 그리스도의 마음은 그 무엇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온유하고 겸손하기 때문이다.(마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