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윤성덕_탈무드 한국에 오다 / 국제신문 2019.12.25

[인문학 칼럼] 탈무드 한국에 오다 /윤성덕

창조기업 즐비 이스라엘, 韓과 자유무역협정 맺어

그들의 원천·첨단기술들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유대인 인문학 연구해야


지난 7월 15일 르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이스라엘 정상회담을 가졌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식 오찬 답사에서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그런데 이 사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인 행위였다.


첫째, 유대계 국민도 없고 역사적으로 유대인들과 별 관련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탈무드라는 책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어떤 지혜의 보고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특이한 일이며, 리블린 대통령은 이러한 한국의 문화적 분위기를 고마워하는 표시로 선물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리블린 대통령의 선물은 수많은 탈무드 소개서가 있지만, 탈무드 자체는 없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현실을 드러내는 거울이기도 하다. 현재 인터넷 검색을 하면 1초도 걸리지 않아서 탈무드 관련 도서를 3000건 이상 찾을 수 있지만, 대부분 탈무드 소개서나 주제에 따라 발췌한 번역서, 어린이를 위한 동화뿐이다. 한글로 탈무드를 읽거나 공부할 수는 없고, 따라서 탈무드라는 책의 내용은 물론 그 외형적 특징을 알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출판시장은 깊지는 않아도 흥미로운 지식을 요구하고, 우리는 탈무드 인쇄본이 4절지 크기의 책 20권짜리 전집이며, 영어번역본 중 어떤 것은 70권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윤성덕 박사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연구원

기독인문학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연세대 강사
Hebrew Union College-Jewish Institute of Religion, Cincinnati, OH, Ph.D.
The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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